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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이끈 시민들, 무장애놀이터도 건립할 것"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충남 예산에 위치한 대한성공회 예산성당에서는 최근 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 내 무장애 놀이터 건립 기금 마련을 위한 프랑스 자수 바자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바자회에서는 발달장애인 조원상 작가의 목공예 작품도 전시되어 판매되고 있다. 수익금은 전액 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 내 무장애놀이터 건립기금에 쓰인다. 바자회 목공예 작품 전시는 오는 12월 31일까지 열린다. 
  
지난 22일 사단법인 토닥토닥 김동석 대표도 예산성당을 찾았다. 중증장애아인 '건우아빠'로 잘 알려진 김동석 대표는 "이번 전시와 바자회에서 느껴지는 것은 진심이다"라며 "그런 마음이 하나 둘 모여 공공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을 이끌어 냈다.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무장애놀이터 건립을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김동석씨는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은 아들 건우와 함께 한 마라톤대회에 참여해 중증장애아를 위한 재활병원 건립의 필요성을 세상에 알렸다. 그와 수많은 장애인 가족들, 여기에 시민들의 노력이 더해지며 현재 대전시에서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건립이 진행되고 있다. 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오는 2022년 12월 개원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 명칭에 특정 기업명을 사용하는 문제를 놓고 대전시와 시민사회단체들 사이에 갈등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김동석 대표는 "어린이 재활병원이 지닌 공공성과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예산성당에서 김동석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근황이 궁금하다.
"대전시 의회와 시민단체들이 모여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 대전시에서 조례가 제정되면, 전국 최초의 사례가 된다. 현재 전국에 설립될 어린이재활병원이나 센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좋은 모델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경우 2022년 12월 개원한다. 건물을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병원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 조례 제정에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다.
"선례가 없다는 점이다. 어린재활병원이 제대로 건립되고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부분들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공공어린이재활 병원은 비록 병원이지만 교육이 병행 되어야 한다.

또 그 안에서 돌봄도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교육부에서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 내의 특수교육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사단법인 토닥토닥에서도 돌봄 부분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 장애아이들은 코로나19 상황에 더욱 힘들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다. 우리 장애 아이들은 그동안에도 '보이지 않던 아이들'이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더 힘들어졌다. 중증장애아이들은 치료를 중단하면 안 된다. 그 자체로 생존에 지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병원도 부족하고 그나마 감염 위험 때문에 병원에 갈수 없는 중증장애 아이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런 아이들에 대한 재택방문 재활 서비스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상황에서 돌봄 문제가 가족에게 전가되고 있다.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  시민들이 프랑스 자수와 조각작품을 구경하고 있다.
ⓒ 이재환

 

 
- 대전공공어린이 재활병원 내 무장애놀이터 건립 문제도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무장애놀이터 건립을 생각하게 된 이유가 있나.
"그동안은 중증장애아들의 치료 문제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오히려 장애 아이들의 놀이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장애아이들에게는 치료, 돌봄, 교육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 외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필요하다.

어린이들은 놀이를 통해 소중한 경험을 얻는다. 물론 그동안 중증장애아들은 놀이에 대해 엄두도 못 냈다. 함께 어울려 노는 것은 장애 유무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소중한 일이다. 장애아이들이 비장애 아동들과 함께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무장애 놀이터 건립을 생각하게 됐다."

- 기적의 마라톤과 바자회 등에서 모인 기금은 무장애놀이터 건립에 쓰이는 것으로 안다. 무장애 놀이터 건립계획은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나.
"현재 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 안에 공간만 있는 상태이다. 아직 예산이 잡혀 있지는 않다. 일단 최근까지 모아진 후원금과 올해 열린 기적의 마라톤을 통해 마련된 기금 등을 무장애놀이터 건립에 '시민의 이름'으로 보탤 생각이다.

무장애놀이터 건립방식은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 병원 혹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건립하는 방식이 있다. 사단법인 토닥토닥에서 직접 무장애놀이터를 설치해 병원에 기부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 이번 바자회는 예산성당에서 진행되고 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지난 2017부터 홍성군 서부면 짙은갤러리에서 바자회가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생 그곳에서 바자회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 때마침 예산성당에서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 주어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바자회나 전시회하면 흔히 대도시를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작은 중소도시에서 공간을 마련하고 행사가 진행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본다. 후원금액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진심이 만들어 내는 힘이 더 크다. 소중한 마음들이 하나 둘 모여 결국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도 이끌어 냈다고 생각한다."


 
▲  예산성당에 전시된 사진들ⓒ 이재환

  

"특정 기업명칭 사용, 대전시의 해명 필요"

- 최근 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명칭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상황을 설명해 달라.
"지난 2019년 넥슨과 대전시 사이에 기부협약이 채결된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병원 명칭에 기업명이 들어간 사실은 올해 처음 확인하게 됐다. 물론 기업의 후원은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특정 기업명을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 사용하는 것은 어린이재활병원이 지닌 공공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보건복지부에서도 '기업명 사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병원 명칭이 아니라 병원 내에 넥슨관을 따로 만들어 기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대전시는 최근 '공공어린이 재활병원 명칭에 후원업체 이름을 사용하지 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직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 대전시는 기업명 사용 경위에 대해 명확한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단순히 명칭의 문제가 아니다. 대전시의 해명이 필요하다. 대전시가 공공성 확보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것이 지난 7년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힘을 보태준 수많은 시민들, 또 장애 어린이와 그 가족들에 대한 진정한 사과가 아닐까 싶다."

- 오랜 세월동안 사단법인 토닥토닥을 후원하며 애써준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혹시 그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많은 시민이 함께 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시민이 만든 병원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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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김동석

등록일
2021-12-24 09:39
조회
5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