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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 100억 기부한 ‘넥슨’ 이름 넣어야 할까요

국내 첫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 100억 기부한 ‘넥슨’ 이름 넣어야 할까요


대전시 2019년 100억 기부한 넥슨재단 이름 병원명에 넣기로
시민사회 반발·복지부 난색에 ‘넥슨’ 빼고 100억원 반환 검토
시민단체 “협약내용 전면 공개하고 시장 사과하라” 촉구
사단법인 토닥토닥과 공공병원설립운동연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 대전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11일 오전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시에 ‘넥슨과의 협약내용 전면 공개와 시장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사단법인 토닥토닥과 공공병원설립운동연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 대전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11일 오전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시에 ‘넥슨과의 협약내용 전면 공개와 시장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건립되는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명칭에 기부금을 낸 넥슨재단의 이름을 넣기로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시가 병원 이름에서 ‘넥슨’을 빼겠다며 상황 수습에 나섰지만, 시민단체는 “협약내용을 전면 공개하고, 시장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대전시는 11일 공공어린이재활병원과 관련해 ‘넥슨’ 명칭 사용과 넥슨이 병원 운영에 관여하는 것은 적정하지 않다는 입장을 넥슨재단 쪽에 전달하고 현재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오는 12월 대전 서구 관저동에 문을 여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전국에서 처음 만들어지는 어린이 재활 전문 공공병원이다. 국비 100억원과 시비 247억원뿐 아니라 넥슨재단의 기부금 100억원이 사업비로 들어갔다.

앞서 2019년 10월 대전시는 넥슨재단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으며, 세부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대전충남넥슨어린이재활병원으로 기업 명칭 사용 △병원장 임명 때 대전시와 넥슨재단의 협의 △넥슨재단의 운영위원회 참여 △20억 이상 사업비 증감 시 대전시와 넥슨재단의 협의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동한 대전시 보건복지국장은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장애어린이를 둔 부모들의 숙원이자 당연히 할 사업이었다”며 “넥슨 재단의 100억원 후원은 지방재정부담과 병원 규모 확대 요청 해결이라는 긍정적인 의미가 컸다”고 설명했다.

 

뒤늦게 협약내용을 알게 된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공공성 훼손’을 우려하며 반발했다. 보건복지부도 최근 병원 이름에 기업명을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시에 전달했고, 대전시는 병원 이름과 병원장 임명 등 내용을 협약에서 제외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넥슨의 운영위원회 참여는 협약에서 제외할 항목에서 빠졌다. 시는 넥슨재단이 협약 개정에 합의하지 않으면 기부금 반환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련의 상황과 관련해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장애어린이 가족과 시민들이 함께 만든 비영리단체인 ‘사단법인 토닥토닥’과 공공병원설립운동연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은 이날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시는 넥슨과의 밀실협약 내용을 전면 공개하고, 허태정 대전시장은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공공성 훼손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동석 토닥토닥 대표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이 확정됐을 때 장애어린이 가족들은 대한민국이 드디어 우리를 국민으로 인정해줬다고 울면서 기뻐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최소한 의무인데 그동안 장애어린이에게는 제때 제대로 치료받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후원의 대가로 바꿀 수 없는, 시민이 주인인 병원이다. 시민과 함께한다더니 대전시가 나서서 시민을 우롱하고 공공성을 훼손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현재 대전시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고, 논의가 마무리되면 대전시를 통해 내용을 밝힐 예정”이라고 했다.

 


글·사진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style="color: rgb(0, 0, 0); text-decoration-line: none; cursor: pointer;">floye@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area/chungcheong/1026857.html#csidx678fae052e633489fce3cf12f934b6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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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김동석

등록일
2022-01-11 17:18
조회
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