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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우아빠의 버킷리스트

 

 

2009년 10월31일 갑자기 찾아온 사고는 건우와 아빠의 삶을 바꿔놓았습니다.

한 번 숨이 멈췄던 건우는 뇌손상으로 사지마비 장애인이 되었고,

철없던 아빠는 세상의 장애와 싸우는 운동가가 되었습니다.

건우 사고 후 치료비걱정은 했지만 병원이 부족해 제때 제대로 치료도 받을 수 없을 거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면 생명을 이어갈 수 없는 건우가 몸이 틀어지고 골반이 빠지는 걸 보면서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재활난민이 되었습니다. 건

우랑 대전을 떠나 수도권에서 떠돌다가 둘째를 임신 중이었던 엄마가 위험한 상황을 맞게 되면서

건우도 대책없는 상황에 빠지게 됐습니다.

대전에 있던 아빠는 '죽음'이란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세상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가족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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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해야할 일이 있을까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저 오늘 아이가 치료라도 제대로 받길 바랬지만,

세상은 이마저도 중증장애아동이란 이유로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아빠의 힘만으론 건우의 생명을 지킬 수 없었습니다.

말못할 절망 속에서 아빠에게 버킷리스트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 바램에 대해서도 세상은 가혹했습니다.

우선 내아들이 어떻게 장애인이 됐고 어떤 상태이고 ..왜 이런 바램을 갖게 됐는지,

수만번 말해야 했고 심지어 증명도 해야 했습니다.

만 6년 온전히, 이를 이루기 위해 뛰어 왔습니다.

2013년 혼자 발버둥치다, 2014년 4월 건우의 손을 잡고 마라톤에 참여했습니다.

등판에 '대전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달린다'를 붙였습니다.

함께하면 건우도 달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건우도 봄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느낌을 좋아한다는 걸 알리고 싶었습니다.

대한민국에 단 하나도 없었던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함께해달라고 달렸습니다.

건우와 함께하는 '기적의 마라톤'이 5회를 맞습니다.

이제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중증장애아동이 참가하는 행사가 되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함께 뛰는 축제가 되었습니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런데, 건우아빠의 달리기는 끝날 수 없습니다.

작년 여름 청와대 앞에서 일주일간 매일 1004배를 했습니다.

눈물과 땀으로, 대한민국이 건우에게 한 약속을 제대로 지켜달라고 땅에 머리를 댔습니다.

애초 약속한 전국 9개병원건립이 3개로 줄었고, 3개병원 전체 입원병상이 100개도 되지 않습니다.

건립이 확립된 충남권(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도 입원병상은 병원최소기준인 30개입니다.

대전세종충남을 포괄하는 권역별 병원이라는 말이 무색합니다. 운영비지원도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정부의 건립지원예산도 부족해 지자체의 부담은 커지고 민간기업의 후원도 받아야 했습니다.

대한민국 첫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이 이렇게 시작되고 있습니다.

병원 지어주면 되는 거 아니냐고 감사할 줄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있냐며 이젠 좀 기다려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약속한 것과 다른데, 불량 병원을 지으려고 하는데 가만히 있어야 합니까?

내 아이가, 우리 아이들이 이용할 병원입니다.

기다릴 수 없는 아이들이 기다려온 병원입니다.

건립이 확정됐을 때, 대한민국이 드디어 우리 아이를 국민으로 인정했다고 눈물로 기뻐했던 그 병원입니다.

제 5회 기적의 마라톤은 '제대로 된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뜁니다.

함께 뛰어주셔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제는 마지막이 보입니다.

건우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제대로 뛰어봅시다.

제대로 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시작을 위해 대전에서 지구한바퀴4만키로를 뛰려고 하는데,


당신의 심장도 함께 뛰어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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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김동석

등록일
2019-03-19 15:29
조회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