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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애학생 급식 차별

한 가족에 교육청에서 보낸 급식꾸러미가 왔다. 이 가족에겐 두 명의 초등학교 학생이 있는데, 둘째인 3학년 학생에게만 온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중단된 학교급식에 대한 조치로 이뤄진 것이다. 그런데 이를 받은 엄마는 반가움과 동시에 의문을 품게 됐다. 6학년인 첫째의 급식꾸러미는 오지 않아서다.

그래서 엄마는 학교로 문의했는데 학교는 첫째의 급식꾸러미 제외가 당연하다고 답한다. 첫째는 순회교육학생으로 평소 학교급식을 받지 않기 때문에 급식꾸러미가 제외됐다는 것이다. 코로나19 감염 위기로 자녀 둘 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 명은 급식꾸러미를 받고 다른 한 명은 못 받는 현실은 엄마에게 의문을 넘어 ‘차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했다.

순회교육은 장애 정도가 심해 학교에 다닐 수 없는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순회교사가 가정이나 병원 등 시설을 방문해 교육하는 것을 말한다. 위의 첫째 학생은 중증장애인으로 학교 소속이지만 학교에 다니지 못해 순회교육을 받기 때문에 급식은 가족의 책임이라고 교육청도, 학교도, 부모도 생각했던 것이다. 중증장애학생의 급식 제외는 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가르치는 교육현장에서 오랜 기간 당연하게 벌어진 것이기에, 이 문제는 국가인권위원회나 인권단체에서도 단 한 번 다루지 않았다. 이 문제가 거론되고 있을 때도 소수의 단체만 관심을 갖더니 이제는 그저 해프닝처럼 넘어가려고 한다.

여기서 엄마의 얘기를 인용하려고 한다.

“그동안 급식을 먹지 않았으니 급식꾸러미도 줄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순회학생들도 학교에 등교해서 급식을 먹고 싶습니다. 하지만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혹은 받아주지 않아 순회교육을 할 뿐입니다. 이들 학생의 급식을 평소에도 챙겼어야 하는 것이 교육현장의 일일 텐데 급식을 먹지 않았으니 앞으로도 줄 수 없다는 겁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해외에 계신 분들도 정부가 챙기는데 교육현장에서는 전 학생이 다 받는 급식꾸러미를 줄 수 없다고 하는 게 맞는 걸까요. 순회학생들은 학교가, 선생님이 자신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생각할까요. 급식꾸러미가 아니라 앞으로도 챙김을 받지 못할 거라는 사실이 순회학생과 가족들을 슬프게 합니다.”

이 엄마의 문제 제기는 대전시교육청에 전달됐고, 대전에 있는 104명의 순회학생에게 급식꾸러미가 제공됐다. 대전시교육청의 의견수렴과 이에 대한 조치는 순회학생 가족들에게 위로가 됐다. 다만 이번만 한시적으로 제공한다는 꼬리말이 아쉽다. 급식꾸러미 제외 문제가 해결돼 다행이지만 순회학생 급식 제외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순회교육학생도 의무교육대상이고 무상급식대상인데 이 학생 가족에게만 급식의 책임을 돌리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다. 이 문제가 비단 대전시만의 문제일까 생각한 ㈔토닥토닥은 청와대 제도개혁실에 민원을 제기했다. 청와대 제도개혁실은 교육부와 만나 해당 사실을 확인하고 전국의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어떤 개선이 나왔을까.
교육현장에서는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강조한다.

특히 특수교육현장에서 더욱 중요하게 얘기한다. 그런데 중증장애 학생과 가족은 여기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순회학생 급식 제외 문제가 전부일까. 그동안 당연히 제외해왔던 것이 이 문제뿐일까. 사실 장애인의 경우 의무교육대상자가 만3세이다. 하지만 교육부와 교육청은 장애 등록된 아이들에게 직접 알리지 않는다. 그래서 초등학교 입학 전 장애어린이가족은 대부분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교육청은 등록된 장애아동 가족에게 직접 알리지 않고 외부에만 홍보하는 것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순회교육부터 점검을 시작해 장애어린이와 가족이 차별받는 것들을 하나씩 개선하기를 바란다.


출처 : 금강일보(http://www.ggilbo.com)

 

기사링크 : http://www.gg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779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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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김동석

등록일
2020-06-3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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