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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2번 폐기된 ‘건우법’을 아시나요?

20대 국회에서 대전지역의 박범계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건우법이 국회 임기가 끝나며 자동폐기된다. 201681명의 국회의원이 공동발의했고, 2017년 문재인대통령이 공약으로 직접 건우에게 약속하고 100대 국정과제도 됐지만, 끝내 국회 상임위원회의 문턱도 넘지 못한 것이다. 이 법안은 19대 국회에서도 50명의 국회의원이 발의했지만 자동폐기된 바 있었다. 이렇게 국회에서 2번이나 자동폐기되는 운명을 맞이한 법률안은 지방어린이재활병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다.

 

20대 국회 박범계의원을 포함한 81명은 일명 건우법을 제안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어린이 환자의 경우 그 질병이나 장애의 치료·재활에 있어서 어린이의 성장단계와 장애유형에 따른 특수성을 고려하여야 하는바, 어린이의 신체에 적합한 의료장비·시설을 구비하고 전문적인 치료와 교육을 병행하여 제공할 수 있는 어린이 전문 의료기관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행법에는 어린이에 대하여 전문적으로 의료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별도의 어린이 전문 의료기관을 설치할 근거가 미비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의료비용의 부담이 큰 저소득층 또는 난치성질환 어린이에 대하여 공공보건의료를 보다 적극적으로 제공하기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내 어린이에 대한 진료 및 재활의료사업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지방어린이재활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어린이에 대한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보건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건우법은 대한민국에서 단 1개의 어린이재활병원도 없는 상황에서 치료받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중증장애아동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국가가 나서야 함을 요구한 법안이었다. 건우법의 통과를 기다리던 7살 건우는 벌써 13살이 되었다. 기다릴 수 없는 국민에게 희망으로 기다리라고 하며 미뤄오다 끝내 스스로 폐기시키는 과정은 아쉬움을 넘어 너무 가혹하다. 물론 건우법 발의가 대한민국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의 필요성을 공론화하며 문재인 정부에 영향을 미친 점은 의미가 있다. 그런데 더 아쉬운 점은 문재인 정부가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추진하는 긍정적 상황에서도 법안이 국회상임위도 통과되지 않은 것이다. 20대 국회에서 공동발의한 81명에는 해당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과 간사, 그리고 여야의 의원들이 함께 있다. 왜 건우법은 20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일까?

 

현재 보건복지부는 건우법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4(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장애인복지법18(의료와 재활치료),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6(공공보건의료기관의 설치 운영) 등을 법적 근거로 들어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만약 이 법률들로 무난하게 건립사업이 추진될 수 있다면 건우법은 굳이 통과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건우법 제안이유에 거론된 것처럼 현행법 상에는 장애어린이에 대한 공공의료를 적극 제공하기에 한계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예산지원의 근거가 불명확한 것이다. 이것은 현재 건립사업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다. 비현실적으로 적은 건립예산과 운영비지원 불확실 등으로 대한민국1호인 충남권(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이 난항을 겪고 있고, 경남권과 전남권은 공모에 하나의 지자체도 지원하지 않아 무산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보건복지부는 다시 법안마련을 통해 운영비국비지원 등의 대안마련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우법이 통과되지 않은 것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다시한번 물어본다. 왜 건우법은 20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일까? 20대 국회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인가? 20대 국회를 접하며 분명하게 느낀 것은 중증장애아동의 치료, 교육 현실에 무지하고 관심도 적었다는 점이다. 또한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이 병원 몇 개 세우는 것이 아닌 그동안 없었던 소아재활의료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며 치료와 교육, 돌봄이 함께하는 최초의 통합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20대 국회는 정부가 권역별 병원의 축소, 비정상적인 병상 규모, 현실성 없는 건립 예산 등 원래 약속과 다르게 추진하는데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예산에 대해서도, 건립사업이 난항을 겪어도 관심조차 없었고 건우법을 스스로 폐기했다.

 

오는 530, 21대 국회가 시작한다. 보건복지부는 20201월 현재 재활치료가 필요한 전국의 아동을 약 29만명 정도이고 재활치료를 받은 아동은 19천여명(6.7%)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인데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사업은 앞이 밝지 못하다. 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예산지원과 치료,교육,돌봄의 통합 등에 대한 법적 근거가 반드시 필요하다. 21대 국회에서는 중증장애아동의 치료, 교육, 돌봄에 대한 실태조사와 현 정부 추진상황에 대한 점검을 토대로 법률을 만들어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제대로 건립되도록, 제대로 역할을 하길 건우와 함께 간절히 바란다.

 

관련기사 (내일신문) : http://www.naeil.com/news_view/?id_art=350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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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김동석

등록일
2020-05-25 14:00
조회
87